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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촌수(寸數)와 항렬(行列)은 무엇인가?
작성자 관리자 [2019-01-08 12: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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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수(寸數)와 항렬(行列)은 무엇인가?

촌수란 겨레붙이 사이의 멀고 가까운 관계를 나타내는 칫수로서 우리나라에서 생긴 낱말입니다. 중국에서도 이러한 개념은 우리처럼 발달하지 않아서 촌수라는 한자어(漢字語)가 없습니다. 항렬은 혈족(血族)의 방계간(傍系間)에서의 대수(代數)를 말하는 것이고 항렬자(行列字)는 이 항렬을 나타내기 위하여 이름자 속에 넣어서 쓰는 글자입니다. 항렬을 돌림이라고 하고 항렬자를 돌림자라고도 하는데 이는 성씨의 본관(本貫)과 파계(派系)에 따라 일정합니다. 서양에서도 성씨는 바뀌지 않지만 자기 겨레붙이의 특성 등을 나타내는 미들 네임middle name이라는 것이 더러 있는데 항렬자와 이것은 유사한 취지가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촌수를 따지는 법은 이렇습니다. 우선 부부(夫婦), 즉 내외간은 한몸과 같은 일신(一身)이라 해서 무촌(無寸)입니다. 그 다음 부모와 자식 사이가 1촌이고 형제간은 2촌입니다. 조부모와 손자녀 사이도 2촌입니다. 숙백부모(叔伯父母)와 조카 사이가 3촌이고 조카들끼리, 즉 형제의 자식들 사이가 4촌이며, 4촌의 자식과는 5촌이 되고 4촌의 자식들끼리는 6촌이 됩니다. 3촌과 조카를 숙질(叔姪)이라 하고 4촌 사이를 종항(從行)이라 하며 5촌 사이를 당숙질간(堂叔姪間)이라 하고 6촌 사이를 재종(再從)이라 합니다. 재종, 즉 6촌의 자식과는 7촌이 되고 6촌의 자식들끼리는 8촌이 됩니다. 7촌의 아저씨와 조카 사이를 재종숙질간(再從叔姪間)이라 하여 7촌숙은 재종숙이 되고 7촌조카는 재종질이 되며 8촌끼리는 삼종(三從)이 되어 맏이면 삼종형이고 아우이면 삼종제(三從弟)가 됩니다. 여기까지가 당내(堂內)입니다. 당내를 당내간(堂內間)·당내친(堂內親)·당내지친(堂內之親) 등으로 부르는데 한 당(堂), 즉 한 대청 안에 남녀의 내외법(內外法)이 없이 모이는 친족이라는 뜻입니다. 이를 달리 유복지친(有服之親)이라고 합니다. 이는 상복(喪服)을 입는 친족이란 말인데 상대가 죽었을 때 시마(시麻)라는 것 이상의 상복을 입고 애도를 하는 것을 뜻하며, 시마는 석 달에 걸리는 기간을 입는 상복의 이름으로 가장 가벼운 것입니다. 삼종, 즉 8촌이 넘으면 상복이 없어져서 무복친(無服親)이라 합니다. 시마 이하의 간단한 상복 행위에 단문(袒免)이라는 것이 있어서 8촌 이하를 단문친(袒免親)이라고도 합니다. 그렇다고 8촌삼종이 넘으면 촌수 따지기를 그만두는 것은 아닙니다. 삼종의 아들과는 9촌으로 삼종숙질간이 되고 10촌은 사종(四從)이며 그 다음은 사종숙질간, 오종(五從)과 오종숙질간 식으로 수십촌까지의 계촌(計寸)이 가능해집니다. 옛적에 중국에서 성현(聖賢)이 '동성(同姓)은 백대지친(百代之親)'이라 했습니다. 같은 성씨의 혈통은 백대가 내려가도 친족이라는 소리입니다. 우리의 속담에는 사돈의 팔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주 미미한 척분이라는 뜻이지만 거기에는 그만큼 우리 민족이 촌수 따지기를 즐겼다는 정서가 희석되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상복이 끝나는 8촌이 넘어도 계속 촌수를 따져나가게 되었는데 이것은 친족(親族)에 한해서이지 외가(外家)나 이모(姨母) 또는 고모(姑母)네 집안과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대개 외척(外戚)의 경우는 4,5촌 정도에서 끝나고 많이 내려가야 6,7촌이며 그 다음에는 서로 내왕도 기억도 끊기는 게 보편이었습니다. 촌수가 8촌을 넘어 10촌에 이르러도 사종숙·사종형제 식으로 호칭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오종부터는 그렇게 호칭하는 예가 별로 없습니다. 이로부터는 자기보다 항렬이 높아 아저씨뻘이면 족숙(族叔)이라 하고 할아버지뻘 이상이면 족대부(族大父) 또는 그냥 대부(大父)라고 부르는 게 일반적입니다. 같은 항렬이면 손위에겐 족형(族兄)이라 하고 손아래에게는 족제(族弟)이지만 아주 친압(親狎)하는 사이에나 '아우님' 정도로 부르고 대개는 어진 종족(宗族)이라는 뜻의 '현종(賢宗)' 이상으로 적절히 예우해 부르게 됩니다. 조카뻘 항렬인 사람에게도 자기보다 연하이고 절친한 사이에나 '조카님'으로 부르고 그렇지 않으면 현종 이상이어야 하며 손자뻘인 사람은, 그쪽에서는 족손(族孫)이라 자칭하지만 이쪽에서는 연하라고 해서 '손주님' 식으로 했다간 망발이므로 최소한이 현종 이상입니다. 현종과 같은 경우에 쓰는 말로는 '일가어른'의 뜻의 족장(族丈)이 있고 서로 항렬이 같아서 평교(平交)하는 처지에서는 족종(族從)과 족체(族체)등의 자칭이 있습니다. 우리 권씨는 단일본에 가까워서 모두가 항렬을 따지고 계촌이 가능한 사이입니다. 특히나 족보의 발달이 다른 성씨에 앞섰기 때문에 더욱 그러합니다. 그런데 누가 권씨로서 이같은 촌수와 항렬을 무시하고 대거리하면 상대가 매우 언짢아합니다. 지역에 따른 차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세거지에서는 그런 언행을 용납지 않거나 아예 그런 사람과는 상종(相從)을 아니하고 심하면 문벌(門罰)을 내리기도 하였습니다. 외척과는 6,7촌 이상 계촌을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선대인들은 타성씨와도 혼반(婚班)과 연혼관계(聯婚關係)를 이루는 일의 빈번한 필요에 따라 그 계대(系代)와 혈통을 따지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 민족 모두를 같은 어머니의 몸에서 태어난 형제자매라는 원의의 동포(同胞)라고 밖에는 부를 수가 없게 되었나 봅니다.

 

* 이상에 대략 서술한 것은 2000년 7월 현재 안동권씨종보 '능동춘추陵洞春秋'의 편집인으로 있는 권오훈權五焄이 지금까지 세전해오는 각종 문헌을 참고하고 연구하여 종합한 것입니다. 여기에 더 보충하고 고쳐야 할 내용이 있으면 앞으로 두고두고 여러 의견도 수렴하여 바로잡으며 수윤修潤해 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이상의 글에 대한 저작권은 안동권씨대종보사에 있으므로 안동권씨종보사로부터의 문서로 된 허락을 받지 않고는 어떠한 형태나 방법으로도 그 내용을 옮겨다 쓸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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